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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뉴스

백년지성 김형석 교수의 강연을 듣다 작성일 2017.04.17

강연하는 김형석 교수.jpg강연을 경청하는 참석자들.jpg강연 후 초청관계자들과 환담하는 시간.jpg강세영 PD, 김형석 교수.jpg

(울산태화교회에서 강연하는 김형석 교수와 참석자들, 강연 후 초청관계자 환담하는 장면, 울산극동방송 강세영PD와 함께)

 

백년지성(百年知性) 국내1세대 철학자 연세대학교 김형석 교수의 세미나에 다녀왔다. 이번 행사는 울산극동방송과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가 주최했고, 46일 저녁 태화교회 4꿈꾸는 땅에서 열렸다. 김 교수의 강연은 흐르는 물처럼 막힘없이 두 시간을 넘게 이어졌다. 98세의 고령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노익장의 자랑하는 선연하고 분명한 음성이었다.

 

그는 교리에 대해 말했다. “연세대 초청설교에서 장로교 목회자는 예정설을 강조하고, 감리교 목회자는 자유의지를 강조하니 학생들이 헷갈려 질문했다.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추종하는 것이다. 예수처럼 살고, 말하고, 행하는 것이다. 가톨릭은 교리를 만들었지만 예수님의 삶을 본받는 것은 교리가 아니라 제자 된 삶의 실천이다. 교리에 사로잡히니 스승 중 한 사람이었던 유명한 목회자도 북한에 가서 공산주의에 사상 앞에 무릎 꿇고, 기독교연맹을 만들더라. 또 한 사람은 신학교 총장이 됐는데 그 한 사람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것은 예수를 따르지 않고 교리를 따랐기 때문이다.”

그는 14세에 건강을 상실하고 위기를 겪었다. 병간호에 애쓰던 부모와 의사조차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어린 김형석은 눈앞의 동네공동묘지를 바라보며 죽음이 두렵다기보다 담담히 받아들이는 마음이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나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해 주시면 나 자신이 아니라 남을 위해 살겠습니다.” 일 년이 지나자 기적처럼 병이 나았다. 기도의 내용처럼 김형석은 평생을 남을 위해 살았고, 오늘까지 생명을 연장 받았다.

 

그는 생전 동아일보를 설립하고 경성방송과 고려대학교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 선생을 존경했다. 그가 중앙정보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때였다. 인촌선생은 그에게 강조하며 힘주어 말했다. “아첨하는 사람을 멀리하라. 비방하는 사람도 멀리 하라. 편 가르기 하는 사람도 가까이 하지 마라. 그리고 무엇보다 나보다 나은 사람을 등용하라.”

 

이승만 대통령이 훌륭한 장관들을 가져 정치를 했지만 비서진들의 기고만장과 인의 장막을 쳐서 충고를 무시해 버렸기에 나중에 실패하게 됐다. 이승만 대통령은 인촌 선생에게 왜 찾아와서 충고해 주지 않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때 인촌 선생은 이렇게 대답했다. “비서들이 막아서서 못 만나게 하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러면서 강연 후 현 시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물음에 그는 인사를 잘해야 하고, 소통에 능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꿔 올수도 없지 않은가. 이제 국민들도 누가 되든 지도자를 밀어주면서 같이 가는 시대를 열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인촌 선생의 교훈을 새겨들었던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교무처장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두 번이나 천거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근무할 때 그는 교수들을 가만히 살펴보았다. 학교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65세에 정년을 마치고도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부름 받게 되는 것을 보았다. 반면 학교의 이름을 팔아먹던 사람들은 정년 후 은퇴하면 잊히더라는 것이었다.

 

그는 김태길 전 서울대 교수와 안병욱 전 숭실대 교수와 함께 철학자의 시선으로 수필을 발표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여태 40여 권을 저술한 그는 영혼과 사랑의 대화라는 책이 당대 최고의 6만부의 베스트셀러를 훨씬 능가하는 기록도 남겼다. 전후 한국인들의 황폐했던 상황과 상처 입은 마음에 실존주의 철학적 수필이 가슴에 와 닿아 교과서처럼 읽히게 됐던 이유일 것이다.

 

그의 외조모가 세 달이나 김일성 젖동냥도 해주었지만 김일성 공산주의 정권에 가족들이 희생되자 그는 단신으로 월남했다. 세 살 많았던 윤동주와 같은 반 중학교 동기였고, 조만식 선생의 교훈도 직접 들었던 노 철학자는 그 정권을 실존으로 경험했기에 공산주의만은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두 시간의 강연이 이어지는 동안 칼럼 10편을 넘게 쓸 수 있는 주제들이 별무리처럼 꼬리를 물고 펼쳐졌고, 이것은 첫 번째 강연후기이다.

굿뉴스울산 박정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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